건설 일용직도 같은 업체에서 계속 일했다면 한 달 만근에 연차 하루가 생깁니다. 생기는 조건, 딱 한 달만 하고 끝나면 0일인 이유, 못 쓴 연차를 수당으로 받는 법까지 정리했습니다.
현장에서 연차 얘기를 꺼내면 대개 이런 답이 돌아옵니다. "일당 받는 사람이 무슨 연차냐"고요. 하루 나가고 끝나는 진짜 하루살이 일자리라면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같은 업체 밑에서 몇 달씩 꾸준히 나가는 분들은 사정이 다릅니다. 법은 계약서에 '일용직'이라고 적혀 있는지보다 실제로 계속 일했는지를 봅니다. 매일 계약을 새로 쓰는 형식이어도, 같은 사용자 밑에서 끊김 없이 일해왔다면 계속근로로 인정하는 게 법원의 오래된 입장입니다. 반도체 현장처럼 한 팀에서 반년, 1년씩 일하는 경우라면 연차는 남의 얘기가 아닙니다.
근거는 근로기준법 제60조 제2항입니다. 일한 지 1년이 안 된 근로자가 1개월을 개근하면 유급휴가 1일을 줘야 한다고 돼 있어요. 한 달에 하루씩이니 1년을 채우기 전까지 최대 11일이 쌓입니다. 1년을 넘기면 판이 커집니다. 1년 동안 80% 이상 출근했다면 그다음 해 몫으로 15일이 한꺼번에 생깁니다. 첫해에 쌓인 11일과 합치면 26일이에요. 유급휴가니까 쉬어도 그날 일당은 나옵니다. 일당 16만 5천원을 받는 분이라면 연차 11일은 181만 5천원어치입니다(16만 5천원×11일, 단순 계산 예시).
여기서 많이들 헷갈리는 지점이 있습니다. 한 달을 꽉 채워 나갔다고 그 자리에서 연차가 생기는 게 아니에요. 고용노동부는 2021년 12월 행정해석을 바꾸면서, 연차는 한 달 근로를 마친 다음 날에도 근로관계가 이어져 있어야 생긴다고 정리했습니다. 그러니까 딱 한 달 일하고 그날로 끝났다면 연차는 0일입니다. 하루라도 더 이어져야 1일이 생겨요. 7개월을 개근하고 마지막 날 그만뒀다면 7일이 아니라 6일입니다. 조건이 두 가지 더 있습니다.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이어야 하고, 4주 평균 주 15시간 이상 일해야 합니다.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연차 규정 자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개근'은 나가기로 한 날에 빠지지 않았다는 뜻이에요. 개인 사정으로 하루 빠진 달은 그 달 연차가 안 생깁니다. 반대로 비가 오거나 공정이 밀려 회사가 쉬라고 한 날은 내가 빠진 게 아니라서, 보통 결근으로 치지 않습니다.
현장 일 하면서 연차를 실제로 써본 분은 드물 겁니다. 쓰지 못한 연차는 사라지는 게 아니라 연차 미사용 수당으로 바뀝니다. 하루치 일당 그대로 계산해요. 일을 그만둘 때는 남은 연차가 한꺼번에 정산 대상이 됩니다. 회사는 퇴직일로부터 14일 안에 임금과 함께 이 돈을 줘야 하고(근로기준법 제36조), 못 받았다면 3년까지 청구할 수 있습니다. 올해 5월 한 경제지에 실린 사례가 있습니다. 수도권 건설업체에서 일당 16만 5천원을 받고 한 달에 19~21일씩 1년 넘게 일한 일용직 근로자가 퇴직금과 연차수당을 청구한 건이었어요. 연차 자체는 인정됐는데, 달마다 만근했는지를 하나하나 따지다 보니 결근이 있던 달은 빠졌고, 결국 처음 요구한 금액보다 300만원가량 적게 받았다고 합니다. 받을 수 있느냐보다, 몇 월에 며칠 나갔는지를 증명할 수 있느냐가 금액을 가릅니다.
일당 계약서를 보면 "연차수당·주휴수당 포함"이라는 문구가 자주 들어가 있습니다. 예전에 잔업수당 글에서 다뤘던 포괄임금 방식이에요. 그때는 연장·야간수당 얘기였는데, 연차도 같은 방식으로 묶어 두는 현장이 많습니다. 이 문구가 있다고 무조건 끝난 얘기는 아닙니다. 대법원은 연차수당을 일당에 미리 넣어 주는 약정 자체는 가능하다고 보면서도, 그렇게 넣어 준 금액이 법대로 계산한 연차수당에 못 미치면 모자란 만큼은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문구 한 줄로 실제 쉬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는 점도 함께 짚었고요. 그래서 지금 해둘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출근한 날짜 기록(전자카드 태그 내역, 출역 확인 문자, 일당 입금 내역)을 달별로 모아두고, 근로계약서에 연차 관련 문구가 어떻게 적혀 있는지 한 번 확인해두세요. 따져보고 못 받은 게 있다 싶으면 고용노동부 상담전화 1350에서 먼저 물어볼 수 있습니다. 관할 노동청에 진정을 넣는 것도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연차가 생기는 조건 - 같은 업체에서 계속 일할 것 (한 달 이상, 그 이후로도) - 5인 이상 사업장, 주 15시간 이상 (4주 평균) 발생 기준 - 1개월 만근: 1일 - 1년 미만: 최대 11일 (월 1일씩) - 1년 이상: 15일 꼭 기억할 것 - 개근은 정해진 날에 빠지지 않음 (회사 쉬라고 한 날은 결근 아님) - 한 달만 일하고 그날로 끝나면 0일 - 못 받으면 출근 기록 남기고 3년까지 청구 가능 (1350에 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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