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건설근로자의 기능등급을 매기는 기준을 손보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현장 경력 연수만 채우면 등급이 자동으로 올라가는 구조였는데, 여기에 실제 숙련도를 평가하는 절차가 새로 들어간다. 지난 6월 18일 입법예고된 개정안이 핵심이고, 시행 시점은 2028년으로 잡혔다.
2021년 5월 도입된 제도다. 현장경력, 자격증, 교육이수, 포상이력을 종합한 환산경력을 기준으로 초급(3년 미만)-중급(3~9년)-고급(9~15년)-특급(15년 이상) 네 단계로 나눈다. 등급이 높을수록 숙련된 인력으로 인정받고, 장기적으로는 특급 근로자를 '시공명장'으로 브랜드화하겠다는 게 애초 취지였다.
문제는 등급이 경력 연수만으로 자동 상승한다는 점이었다. 경력은 길어도 실제 기능은 부족한 경우와, 경력은 짧아도 숙련도가 높은 경우가 뒤섞이면서 "등급이 실력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계속 나왔다. 국토부도 현장에서 요구되는 기능 수준을 등급이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정작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제도 대상 건설근로자가 약 104만명에 달하는데, 실제 기능등급증명서를 발급받은 인원은 2021년 5월 시행 이후 지금까지 3만명이 채 안 된다. 발급률로 따지면 2%대에 그친다. 등급을 따봐야 딱히 쓸 곳이 없다는 얘기가 근로자들 사이에서 계속 나온 이유다.

개정안에 따르면 2028년부터는 승급할 때 승급교육과 숙련도 평가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기존에 등급증명서를 받은 근로자는 지금 기준을 그대로 유지하지만, 앞으로 새로 등급을 올리려는 근로자는 실기 평가 같은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경력만 채운다고 특급을 자동으로 받는 시대는 이제 끝나는 셈이다.
현장 반응은 엇갈린다. 실력을 제대로 평가받고 싶었던 숙련공 입장에서는 반가운 변화지만, 시험을 새로 치러야 한다는 부담도 만만치 않다. 특히 나이가 있는 근로자일수록 필기·실기 형태의 평가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얘기다. 게다가 등급을 따도 활용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근본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참여율 자체가 오르지 않을 거란 지적도 나온다. 그래서 시공능력평가나 현장대리인 배치기준, 나아가 임금 산정에까지 기능등급을 반영하는 방안이 함께 논의되고 있다.
직종마다 경력 산정 기준이 달라 세부 평가 방식을 어떻게 통일할지가 관건이다. 숙련도 평가를 누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2028년까지는 시간이 남아있지만, 그 사이 실효성 있는 활용 방안이 나오지 않으면 이번 개편도 예전처럼 제도만 있고 쓸 곳은 없는 결과로 끝날 수 있다.
- 국토교통부, 건설근로자 기능등급제 개정안 6월 18일 입법예고, 2028년 시행 예정 - 기존엔 경력 연수만으로 등급 자동 상승, 2028년부터 승급교육과 숙련도평가 필수 - 대상 근로자 약 104만명 중 실제 등급증명서 발급자는 2%대에 불과 - 세부 평가기준과 등급 활용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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