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 조사보고서, 이제 검색 한 번으로 확인한다

현장에서 사람이 다치거나 목숨을 잃으면 그 뒤에 어떤 조사가 있었는지, 왜 그런 사고가 났는지 알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6월부터는 다르다. 고용노동부가 중대재해 재해조사보고서를 일반에 공개하기 시작하면서, 어느 현장에서 무슨 사고가 났고 회사가 어떤 조치를 했는지를 누구나 검색해서 볼 수 있게 됐다.

왜 이제서야 공개되나

작년 9월 노동안전 종합대책에 이 방안이 처음 담겼고, 올해 2월 국회에서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 통과되면서 6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그동안 재해조사보고서는 관계 기관과 소송 당사자 정도만 볼 수 있는 내부 자료에 가까웠다. 같은 유형의 사고가 다른 현장에서 반복돼도, 정작 그 현장에서 일할 사람은 예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길이 없었던 셈이다. 전문기관이 어렵게 조사·분석한 결과를 공공정보로 써야 한다는 요구가 쌓이면서 법 개정으로 이어졌다.

판결 확정된 51건부터 먼저 열렸다

법 시행에 맞춰 고용노동부는 이미 판결이 확정된 중대재해 사건의 재해조사보고서 51건을 5월 27일 선제적으로 공개했다. 이 중에는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있었던 붕괴 사고도 포함돼 있다. 6월 1일 이후 새로 발생하는 중대재해는 원칙적으로 공개 대상이 되고, 2023년 발생 사건 중 판결이 확정된 것들도 올해 안에 추가로 공개될 예정이다.

뭐가 나오고 뭐가 안 나오나

보고서에는 사고 경위와 원인, 재발 방지 대책이 담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는 유해·위험요인을 어떻게 관리했는지, 현장 안전 의식이 어땠는지 같은 구조적 원인까지 다루는 쪽으로 작성 방식 자체가 바뀔 예정이다. 다만 전부 공개되는 건 아니다. 개인정보와 영업상 비밀, 국가안보와 관련된 내용은 정보공개법에 따라 그대로 비공개 처리된다.

검색은 이렇게 하면 된다

고용노동부 홈페이지 '정보공개-재해조사보고서 공개' 게시판이나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포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재해 발생 기간, 업종, 기업 규모, 지역, 재해 유형 조건을 넣어 검색하는 방식이라 특정 회사나 특정 현장을 콕 집어 찾는 것도 가능하다.

현장에 실제로 뭐가 달라지나

당장 눈에 보이는 건 정보 접근성이지만 파장은 더 넓다. 어느 회사가 어떤 사고를 냈고 그 뒤 뭘 고쳤는지가 그대로 남으니, 새 현장을 고를 때 참고 자료로 쓸 수 있게 됐다. 특히 하도급을 여러 번 거쳐 원청 이름조차 헷갈리는 현장이 많은 업계 특성상, 실제 시공사·관리 주체의 안전 이력을 뒤늦게라도 확인할 창구가 생겼다는 의미가 크다. 원청 입장에서도 안전 실태가 공개적으로 검증받는 구조가 생긴 셈이라, 형식적인 안전관리에서 벗어나야 할 유인이 하나 늘었다. 다만 이제 막 시작된 제도라 보고서가 실제로 얼마나 상세하게, 얼마나 빠르게 올라올지는 앞으로 몇 달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핵심 요약 - 6월 1일부터 개정 산업안전보건법 시행, 중대재해 재해조사보고서 원칙적 공개 - 판결 확정된 51건 5월 27일 선제 공개(서울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포함), 2023년 사건도 연내 추가 공개 예정 -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포털에서 업종·지역·재해유형별 검색 가능 - 개인정보·영업비밀·국가안보 관련 내용은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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