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에 설치된 전자카드 단말기가 앞으로는 안 달면 벌금을 무는 대상이 된다. 그동안 대통령령으로만 규정돼 있던 단말기 설치 의무가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개정안으로 법률 조항에 직접 명시됐다. 겉보기엔 행정 절차 하나가 격상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현장 근로자 개개인의 근로일수 기록과 퇴직공제금 적립에 직결되는 변화다.
전자카드제는 건설근로자가 현장에 설치된 단말기에 카드를 태그해 출퇴근을 기록하는 제도다. 이 기록이 곧 근로일수가 되고, 근로일수만큼 사업주가 건설근로자공제회에 공제부금을 납부한다. 하루 8,700원씩 쌓이는 이 돈이 나중에 목돈으로 돌려받는 퇴직공제금이다. 문제는 현장에 단말기 자체가 없거나 고장 나 있으면, 실제로 일했어도 그 하루가 시스템엔 아예 안 남는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단말기 설치 의무가 대통령령 수준이라 사업주가 안 지켜도 실효성 있는 제재가 약했다. 단말기가 없거나 꺼져 있어도 그 사실만으로는 강하게 문제 삼기 어려웠다는 뜻이다. 이번 개정으로 이 의무가 법률에 직접 명시되면서, 단말기를 설치하지 않은 사업주에게 3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게 됐다. 근로일수 누락 신고를 줄이고 사업주의 인력관리 투명성도 높이자는 취지다. 법 공포 후 6개월 뒤 시행이라 올해 안에 현장에서 체감할 변화다.
전자카드제 자체는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공공 1억원, 민간 50억원 이상 공사 현장에 전면 적용되면서 대상 현장이 2023년 9천여 곳에서 2024년 8만여 곳으로 늘었다. 대형 현장 위주였던 초기와 달리 이제는 중소 규모 현장까지 대상에 들어가 있어서, 처음 전자카드를 접하는 근로자도 계속 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대상 현장은 이렇게 빠르게 늘어난 반면, 정작 현장마다 단말기가 제대로 갖춰졌는지 점검하는 손길은 그 속도를 못 따라간 게 이번 법 개정의 배경이기도 하다.
출근할 때와 퇴근할 때 반드시 카드를 태그했는지 스스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단말기가 고장 났거나 아예 없는 현장이라면 관리자에게 알리고, 자신의 근로내역이 건설근로자공제회 홈페이지나 앱에서 실제로 기록되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조회해보는 게 안전하다. 카드를 안 찍었다고 그날 일당이 안 나오는 건 아니지만, 퇴직공제금 적립 기록에서는 빠질 수 있어서 나중에 정산할 때 불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
근로일수는 곧 퇴직공제금이다. 카드 한 번의 차이가 나중엔 목돈의 차이가 된다.
- 건설현장 전자카드 단말기 설치 의무가 대통령령에서 법률로 격상, 위반 시 300만원 이하 과태료 - 시행은 법 공포 후 6개월 뒤 - 적용 대상은 공공 1억원·민간 50억원 이상 현장으로, 2024년 기준 8만여 곳까지 확대 - 카드 태그 기록이 곧 퇴직공제금 적립의 근거이므로, 근로자 스스로 출퇴근 태그와 근로내역 조회를 챙길 필요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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