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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양생장에 갈탄 난로를 피웠다면, 그 천막 안은 법으로 맨홀과 같은 밀폐공간입니다

날이 추워지면 콘크리트 보온양생에 갈탄·숯탄 난로가 들어갑니다. 천막 안은 법에 이름이 적힌 밀폐공간이라 들어가기 전 측정·환기·감시인이 정해져 있습니다. 사고가 많이 나는 순간과 들어가기 전에 확인할 것을 정리했습니다.

콘크리트도 추우면 안 굳습니다, 그래서 천막을 치고 불을 넣습니다

아침 기온이 한 자릿수로 내려가기 시작하면 골조 현장 풍경이 바뀝니다. 타설이 끝난 층을 비닐이나 방수 천막으로 통째로 감싸고, 그 안에 난로나 열풍기를 넣어 온도를 올립니다. 이걸 보온양생이라고 부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콘크리트는 시멘트가 물과 반응하면서 굳는데, 너무 차가우면 반응이 느려지고 굳기 전에 얼어 버리면 강도가 제대로 안 나옵니다. 국가건설기준(KCS 14 20 40, 2025년 1월 5일 시행)은 하루 평균 기온이 4℃ 이하이거나 타설 후 24시간 안에 얼 우려가 있으면 추운 날씨용 콘크리트로 보고 보온양생 계획을 세우게 합니다. 문제는 그 천막 안에 무엇을 넣느냐입니다. 전기나 등유 열풍기를 쓰는 현장도 있지만, 값이 싼 갈탄·숯탄(성형탄, 야자탄) 난로를 아직도 쓰는 현장이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겨울철 현장점검 때마다 '갈탄·숯탄 대신 열풍기를 쓰는지'를 따로 살펴보겠다고 밝혀 왔습니다.

법에 '갈탄 난로 양생장소'라고 이름까지 적혀 있습니다

많이들 밀폐공간이라고 하면 맨홀, 정화조, 물탱크 속을 떠올립니다. 그런데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별표 18(밀폐공간 목록) 제15호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갈탄·목탄·연탄난로를 사용하는 콘크리트 양생장소 및 가설숙소 내부 즉 갈탄 난로를 피운 양생 천막 안은 법으로 맨홀과 같은 밀폐공간입니다. 그래서 회사가 지켜야 할 일이 정해져 있습니다. - 들어가기 전 측정: 작업을 시작하기 전, 잠깐 멈췄다 다시 시작할 때도 산소와 유해가스 농도를 재서 '적정공기'인지 확인해야 합니다(제619조의2). - 환기: 작업 전과 작업 중에 적정공기가 유지되게 환기해야 하고, 환기가 어려우면 공기호흡기나 송기마스크를 줘야 합니다(제620조). - 출입금지 표지와 감시인: 관계없는 사람은 못 들어가게 표지를 붙이고(제622조), 안에서 일하는 동안 바깥에 감시인을 두고 늘 연락이 닿게 해야 합니다(제623조). 여기서 말하는 적정공기는 숫자로 정해져 있습니다. 산소 18% 이상 23.5% 미만, 일산화탄소 30ppm 미만, 이산화탄소 1.5% 미만, 황화수소 10ppm 미만입니다(제618조).

냄새도 색도 없어서, 들어간 사람이 먼저 알아채지 못합니다

갈탄이나 숯이 천막 안처럼 공기가 잘 안 드나드는 곳에서 타면 산소가 모자라 불완전하게 타고, 그때 일산화탄소가 나옵니다. 일산화탄소는 냄새도 색도 없습니다. 연기가 별로 없는 탄이면 더 티가 안 납니다. 처음엔 머리가 아프고 어지럽고 속이 메스꺼운 정도라 '피곤한가 보다' 하고 넘기기 쉬운데, 농도가 높으면 몇 분 안에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게 됩니다. 실제로 겨울마다 비슷한 사고가 되풀이됐습니다. 2017년 12월 경기 김포의 한 신축 공사장 지하에서 갈탄을 피워 양생하던 작업자 2명이, 2019년 1월 경기 시흥의 공사 현장에서도 2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2022년 12월 경기 파주의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는 갈탄 양생 중 9명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됐고, 2023년 1월 경기 용인의 아파트 현장에서는 보온양생용 야자탄을 갈러 보양막 안에 들어간 작업자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밀폐공간 사고는 한 번 나면 크게 납니다. 고용노동부 집계로 2012~2021년 10년 동안 밀폐공간 질식사고는 196건, 다치거나 사망한 사람이 348명이었고 그중 165명이 사망했습니다. 사고를 당한 사람 가운데 사망한 비율이 47.4%로, 떨어짐(2.5%)이나 감전(6.4%)보다 훨씬 높습니다.

사고는 '잠깐 들어가는' 그 순간에 납니다

보온양생 천막 안에서 하루 종일 일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 방심하게 됩니다. 사례를 보면 위험한 순간은 대개 이렇습니다. - 탄을 갈러 들어갈 때: 다 탄 탄을 새것으로 바꾸려고 혼자 잠깐 들어가는 경우. 용인 사고도 탄을 갈러 들어간 경우였습니다. - 아침에 처음 천막을 열 때: 밤새 난로가 타는 동안 안에 가스가 차 있을 수 있습니다. - 불이 잘 붙었나 보러 갈 때: 난로 가까이 고개를 숙이면 나오는 가스를 바로 들이마시기 쉽습니다. - 쓰러진 동료를 꺼내러 뛰어들 때: 가장 안타까운 경우입니다. 맨몸으로 들어간 사람까지 같이 쓰러지는 일이 밀폐공간 사고에서 자주 나옵니다. 그래서 법도 구하러 들어가는 사람에게 공기호흡기나 송기마스크를 지급해 착용하게 하라고 따로 정해 두었습니다(제643조). 안에 사람이 쓰러져 있으면 그냥 들어가지 말고 바로 119에 신고하고, 감시인과 관리감독자에게 알린 뒤 천막을 걷거나 환기부터 합니다.

들어가기 전에, 이것만은 확인하고 들어갑니다

법은 회사에 의무를 지웠지만, 결국 천막 앞에 서는 건 작업자 본인입니다. 들어가기 전에 이것만은 확인합니다. 먼저 측정을 했는지입니다. 측정기를 든 사람이 산소와 일산화탄소를 재고 기준 안에 들어왔는지 봤는지 물어봅니다. '어제도 괜찮았다'는 말은 측정이 아닙니다. 다음은 바깥에 사람이 있는지입니다. 혼자 들어가는 일이 없게, 입구에 감시인이 서 있고 무전기나 전화로 바로 연락이 되는지 봅니다. 열풍기를 쓰는 현장이라고 다 괜찮은 것도 아닙니다. 등유를 태우는 방식은 연소하면서 산소를 쓰고 배기가스가 나오니, 꽉 막힌 천막 안이라면 환기와 산소 측정은 똑같이 필요합니다. 가장 안전한 쪽은 전기 열풍기처럼 불을 쓰지 않는 열원입니다. 측정도 안 했고 감시인도 없는데 들어가라고 한다면 멈춰도 됩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52조는 급박한 위험이 있으면 근로자가 작업을 멈추고 대피할 수 있게 하고, 그 이유로 불이익을 주지 못하게 했습니다. 겨울 양생장의 일산화탄소는 바로 그런 위험입니다.

핵심만 챙기기

작업 전에 확인할 것 - 갈탄·숯탄 난로를 피운 양생 천막은 법이 정한 밀폐공간 - 들어가기 전 산소·일산화탄소 측정을 했는지 묻기 - 적정공기 기준은 산소 18~23.5%, 일산화탄소 30ppm 미만 - 입구 바깥에 감시인이 있고 무전기·전화가 되는지 보기 이럴 땐 멈추기 - 측정 없이 탄 갈러 혼자 들어가라고 할 때 - 아침에 밤새 막혀 있던 천막을 처음 열 때 - 안에서 머리가 아프고 어지럽거나 메스꺼울 때 - 쓰러진 사람을 보면 맨몸으로 들어가지 말고 119부터 알아 둘 권리 - 환기가 어려우면 회사가 공기호흡기·송기마스크를 지급해야 함 - 급박한 위험이면 작업을 멈추고 대피할 수 있음(산안법 제52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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