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직도 같은 업체에서 1년 넘게 계속 일했다면 법정 퇴직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조건 두 가지, 중간에 쉰 날이 있을 때, 일당 곱하기 30이 아닌 이유, 퇴직공제금과의 관계까지 정리했습니다.
현장에서 "우리는 일용직이라 퇴직금 없어, 대신 퇴직공제 찍히잖아"라는 말 많이 들으셨을 거예요. 원칙만 보면 틀린 말은 아닙니다. 일용직은 하루 단위로 계약하고 그날 일이 끝나면 계약도 끝나는 걸로 보니까요. 그런데 법이 보는 건 계약서에 적힌 이름이 아니라 실제로 어떻게 일했느냐입니다. 같은 업체(같은 팀)에서 1년 넘게 계속 일했다면, 이름이 일용직이어도 퇴직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번 연차 글, 해고예고수당 글에서 "한 곳에서 계속 일했는지"가 기준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퇴직금도 같은 줄기입니다. 다만 기준 기간이 1년으로 가장 길고, 금액도 가장 큽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정한 조건은 이 둘이에요. - 같은 사업주 밑에서 계속 일한 기간이 1년 이상 - 4주 평균으로 1주에 15시간 이상 일했을 것 하루 8시간씩 주 2일만 나가도 16시간이니, 현장을 꾸준히 다닌 분이라면 두 번째 조건은 대부분 넘습니다. 의외로 모르는 분이 많은 게 하나 더 있어요. 연차나 휴일 가산수당은 5인 이상 사업장에만 해당하지만, 퇴직금은 5인 미만 사업장에도 적용됩니다. 사람 몇 명 안 되는 작은 팀이라고 해서 퇴직금이 없는 게 아니에요. 금액은 계속 일한 기간 1년마다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입니다. 1년 6개월 일했다면 그 기간에 비례해서 늘어납니다.
제일 많이 걸리는 부분이 여기예요. "비 와서 쉰 날도 있고, 공정 바뀔 때 2주 쉬었는데 그럼 끊긴 거 아니냐"는 거죠. 법원은 쉰 기간의 길이만 보지 않습니다. 이런 것들을 같이 봐요. - 쉰 기간이 전체 일한 기간에 견줘 얼마나 긴지 - 왜 쉬게 됐는지 (날씨, 공정 대기처럼 일의 성격이나 회사 사정 때문인지) - 쉬기 전과 후에 하는 일과 조건이 같은지 실제로 총 2년 4개월을 일하면서 중간에 2개월 공백이 있었던 건설 일용직에게 계속근로를 인정한 판결이 있습니다. "2주 넘게 쉬면 끊긴다", "한 달 쉬면 끊긴다" 같은 정해진 숫자는 없어요. 반대로 인정이 안 된 경우도 알아 두셔야 합니다. 나올 때마다 "내일 나올 수 있느냐"를 새로 확인받고 그때그때 계약한 경우, 쉰 기간이 일한 기간보다 더 긴 경우는 계속근로로 보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인력사무소를 통해 날마다 다른 업체로 나간 경우도 한 사업주 밑에서 1년을 채웠다고 하기 어렵고요.
퇴직금 얘기가 나오면 보통 "일당 16만 5천원이니까 30일분이면 495만원" 이렇게 계산하시는데, 실제로는 다르게 나옵니다. 퇴직금의 기준은 일당이 아니라 평균임금이에요. 그만두기 전 3개월 동안 받은 임금을 다 더한 다음, 그 기간의 달력 날짜 수(쉰 날 포함, 보통 89~92일)로 나눕니다. 안 나간 날까지 나누는 숫자에 들어가니 하루치가 일당보다 낮아질 수밖에 없어요. 올해 5월 한국경제에 실린 사례가 딱 이 경우였습니다. 수도권 건설업체에서 일당 16만 5천원을 받고 한 달에 19~21일씩 1년 넘게 일한 분인데, 퇴직 전 3개월(92일)로 나눈 1일 평균임금은 약 11만 1천원~11만 9천원으로 나왔어요. 30일분으로 치면 약 333만원~357만원입니다. 일당으로 계산한 495만원과는 적게는 138만원, 많게는 162만원 차이가 나죠. 근로자는 일당 기준으로 달라고 했지만, 평균임금이 일당보다 낮다고 해서 바로 일당으로 바꿔 계산해 주지는 않는다는 게 지금까지 법원의 흐름입니다. 그래서 그만두기 직전 3개월에 일을 많이 쉬었다면 퇴직금도 그만큼 줄어든다는 점은 꼭 기억해 두세요.
둘은 이름만 비슷하고 근거 법도, 돈 주는 곳도 다른 별개의 제도입니다. - 퇴직공제금: 건설근로자법에 따른 제도. 사업주가 일한 날만큼 공제부금을 내고, 나중에 건설근로자공제회가 근로자에게 줍니다. - 퇴직금: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돈. 내가 일한 그 업체가 직접 줍니다. 퇴직공제는 원래 계약 기간이 1년이 안 되는 일용·임시직을 위해 만든 제도예요. 퇴직금 줄 때 공제부금 낸 만큼을 빼고 주는 방식은 2002년 제도 개편 때 없애는 쪽으로 정리됐습니다. 그러니 "퇴직공제 찍어 줬으니까 퇴직금은 없다"는 말을 들었더라도, 한 업체에서 1년 넘게 계속 일했다면 그대로 넘기지 말고 노동청에 한 번 물어볼 만합니다.
퇴직금은 그만둔 날부터 14일 안에 줘야 합니다. 서로 합의하면 날짜를 미룰 수는 있어요. 기한을 넘기면 늦어진 날만큼 연 20% 이내의 지연이자가 붙습니다. 그리고 3년이 지나면 받을 권리가 사라집니다. 2~3년 전에 그만둔 현장이라도 아직 3년이 안 됐다면 늦지 않았어요. 업체가 안 준다고 하면 사업장 주소지를 맡은 노동청에 진정을 넣으면 됩니다. 이때 결국 따지는 건 "정말 1년 넘게 계속 일했느냐"와 "마지막 3개월에 얼마를 받았느냐"예요. 말로는 증명이 안 되니 아래 기록을 평소에 모아 두는 게 제일 확실합니다. 입금 내역, 공수표·출력일보 사진, 출근 보고 단체방 캡처, 근로계약서
바로 할 것 - 같은 업체에서 처음 일한 날과 마지막 날 적어 두기 - 중간에 쉰 기간과 쉰 이유(비, 공정 대기 등) 메모해 두기 - 그만둔 지 14일이 지났는데 퇴직금이 없으면 노동청에 문의하기 챙길 서류 - 통장 입금 내역 (특히 그만두기 전 3개월치) - 공수표·출력일보 사진, 출근 보고 단체방 캡처 - 근로계약서 까먹기 쉬운 것 - 퇴직금은 5인 미만 사업장에도 적용된다 - 일당 곱하기 30이 아니라 마지막 3개월 평균임금 기준이다 - 퇴직공제금과 퇴직금은 별개의 제도다 - 퇴직금 받을 권리는 3년이 지나면 사라진다
관련 글
페이지를 불러오는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