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쳤을 때 회사가 공상처리 하자고 하면, 사인하기 전에 이거 알아두세요

건설현장에서 다치면 산재처리 대신 공상처리를 권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차이와 나중에 손해볼 수 있는 지점을 정리했습니다.

현장에서 다쳤는데, 소장님이 "이거 그냥 우리끼리 처리하자"고 하신 적 있나요

일하다가 발목을 삐끗하거나 손을 다치면, 어떤 현장에서는 산재 신청 얘기를 꺼내기도 전에 이런 말부터 나옵니다. "병원비랑 그동안 일당 다 챙겨줄 테니까, 산재 처리는 하지 말고 조용히 넘어가자." 이렇게 회사가 치료비와 보상금을 직접 지급하고 산재보험 처리는 하지 않는 방식을 흔히 공상처리라고 부릅니다. 산재처리보다 절차가 간단하고 당장 손에 쥐는 돈도 더 많아 보여서, 별생각 없이 그러자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산재처리 대신 공상처리를 하자고 할까요

사업주 입장에서는 산재처리를 피하고 싶어할 이유가 몇 가지 있습니다. 산재가 발생하면 다음 해 산재보험료율이 올라가고, 관급공사 입찰 때 산재 발생 이력이 감점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무재해 인센티브를 받는 현장이라면 그 혜택도 날아갑니다. 그래서 치료비와 위로금을 직접 챙겨주는 조건으로 공상처리를 제안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꾸준히 나옵니다. 회사가 나쁜 의도로만 그러는 건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근로자가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놓치게 되는 구조인 건 맞습니다.

당장은 더 받는 것 같아도, 나중에 손해 볼 수 있습니다

공상처리의 가장 큰 문제는 합의서에 도장을 찍는 순간 상황이 끝나버린다는 점입니다. 치료가 다 끝난 줄 알았는데 몇 달 뒤에 통증이 재발하거나 후유증이 나타나도, 이미 합의서에 "향후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들어가 있으면 추가로 치료비를 받기가 까다로워집니다. 산재로 인정되면 요양급여, 휴업급여, 장해급여까지 받을 수 있는데, 공상합의로 끝내면 이런 혜택은 애초에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공상처리 = 회사가 직접 치료비·보상금 지급, 산재보험 미신청 산재처리 = 근로복지공단이 요양급여·휴업급여·장해급여까지 보장

이미 공상처리로 합의했어도, 사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꼭 알아둬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공상처리에 합의했더라도, 나중에 별도로 산재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산재보험급여를 받을 권리의 소멸시효는 요양급여·휴업급여 기준 3년(장해급여·유족급여는 5년)이라서, 다친 날로부터 3년 안이라면 뒤늦게라도 산재 신청이 가능합니다. 다만 이미 회사에서 받은 치료비·보상금과 산재보험급여를 이중으로 받을 수는 없고, 회사가 지급한 금액을 초과하는 범위에서만 산재보험급여가 나옵니다. "이미 사인했으니 끝났다"고 포기할 일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사업주가 산재를 숨기면, 이것도 엄연히 처벌 대상입니다

산재보험 적용 사업장에서 4일 이상 요양이 필요한 재해가 발생했는데도 이를 숨기고 산재처리를 하지 않으면, 산업안전보건법 제57조 위반으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이 조항은 사업주뿐 아니라 은폐를 지시하거나 동의한 사람, 현장을 훼손하거나 조사를 방해한 사람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공상처리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4일 이상 요양이 필요한 사고를 신고 없이 은폐하는 방식으로 처리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쳤을 때는, 이렇게 하시면 됩니다

일단 다치면 병원에서 진료받을 때부터 "작업 중에 다쳤다"는 사실을 명확히 말해두는 게 좋습니다. 나중에 산재 신청을 하게 되더라도 진료기록에 그 내용이 남아 있어야 인정받기 수월합니다. 회사가 공상처리를 먼저 제안하더라도 그 자리에서 바로 서명하기보다는, 하루 정도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는 게 낫습니다. 헷갈리면 근로복지공단(1588-0075)이나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국번 없이 1350)에 전화 한 통이면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하는 게 유리한지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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