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가면 예전보다 흰머리가 늘었다는 말, 요즘 부쩍 자주 나온다. 실제로 통계를 봐도 건설기능인력 10명 중 3명이 60대 이상이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나이 자체가 아니라, 이 고령 인력 중에서도 '이 현장에 온 지 얼마 안 된 사람'한테 사고가 몰린다는 데 있다.
원인은 단순하다. 원자재값과 인건비는 오르는데 PF 사태 이후 수주는 줄었고, 건설경기실사지수는 5월 기준 25.7까지 떨어졌다. 사업성이 나빠지니 회사는 몸을 사리고, 청년층은 처음부터 이 판을 안 쳐다본다. 예전엔 아버지가 다니던 현장에 아들이 따라 들어오는 일도 종종 있었지만 요즘은 그런 대물림도 거의 끊겼다. 결국 그 빈자리를 계속 다니던 60대, 70대가 메우는 구조가 몇 년째 굳어지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집계한 5월 기준 건설기능인력은 130만8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4.1% 줄었다. 이 중 60대 이상이 38만5000명(29.4%), 70대 이상도 5만9670명(4.6%)이나 된다. 평균 연령은 52.0세, 40대 이상 비중은 81.9%로 전체 산업 평균(68.9%)을 훌쩍 넘는다. 반면 20대 이하는 5만8000명 수준에 그쳐, 새로 들어오는 사람 자체가 없다.
고령화보다 눈여겨봐야 할 건 사고 데이터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자료를 보면 60세 이상 사망사고자의 62.6%가 근속기간 6개월 미만이었다. 나이가 많아서가 아니라, 그 현장 지리를 아직 못 익힌 상태에서 사고가 난다는 뜻이다. 오래 일한 베테랑보다 이번 달에 막 투입된 60대가 훨씬 위험하다는 얘기라, 신규 배치 때 안전교육을 형식적으로 넘기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인건비 지수는 64.5로 전월보다 5.5포인트, 1년 전보다는 3.6포인트 올랐다. 그런데도 기능인력 수급지수는 68.4로 오히려 나빠졌다. 돈은 더 주는데 사람은 안 구해지는 악순환이 그대로 현장 임금·일정에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업계와 전문가들이 내놓는 대책은 크게 세 갈래다. ①근무환경·처우 개선 ②경력관리 체계화(신규 투입 시 현장 적응 교육 의무화) ③스마트건설 확산(디지털 전환·자동화로 인력 의존도 낮추기). 일본처럼 무인화·자동화 기술을 빨리 들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장비 도입엔 시간과 돈이 걸리는 만큼 당장 내일 현장에 적용될 얘기는 아니다. 결국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건 신규 인력, 특히 고령 신규 인력이 현장에 처음 투입될 때 안전교육을 형식적으로 넘기지 않는 것뿐이다.
핵심 요약 - 건설기능인력 10명 중 3명이 60대 이상, 평균연령 52.0세 - 60대 사망사고자 62.6%가 근속 6개월 미만, 나이보다 '신참'이 더 위험 - 인건비는 오르는데(64.5) 인력난은 심화(수급지수 68.4) - 처우개선·경력관리·스마트건설 없인 현장 공백 더 커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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