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의 초록·회색 바닥은 우레탄 도막방수입니다. 하도·중도·상도 세 겹의 두께, 바닥 만드는 법, 비·저온 날 작업을 못 하는 이유, 저울로 재서 섞는 비율과 30분 가사시간, 작업할 때 챙길 보호구까지 시방서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아파트나 상가 옥상에 올라가 보면 바닥이 초록색이나 회색으로 매끈하게 덮여 있습니다. 대부분 페인트를 칠한 줄 아는데, 그 바닥은 우레탄 도막방수라는 방수층입니다. 액체 상태의 우레탄을 바닥에 발라 굳히면 고무처럼 늘어나는 막이 되고, 이 막이 빗물이 콘크리트 속으로 스며드는 걸 막습니다. 한 국내 도료회사가 공개한 노출형 우레탄 방수재(KS F 3211 제품) 시방서를 보면, 햇빛에 그대로 드러나는 옥상용 막은 세 겹입니다. - 하도: 콘크리트에 스며들어 붙게 해 주는 투명한 밑칠, 약 50㎛ - 중도: 방수를 실제로 맡는 고무층, 얇게 한 번 긁고 다시 발라 총 3mm - 상도: 맨 위 색을 입히는 마감칠, 약 40㎛ 우리가 눈으로 보는 초록색은 맨 위 상도입니다. 두께로 따지면 0.04mm 남짓이고, 방수를 맡는 건 그 아래 3mm 고무층입니다. 색은 설계에서 정한 지정색이라 현장마다 초록, 회색 등으로 달라집니다. 보이는 건 0.04mm 마감칠, 물을 막는 건 그 아래 3mm 고무층입니다. 반대로 방수층 위를 보호 몰탈이나 보호재로 덮어 버리는 비노출형도 있습니다. 같은 회사의 비노출형 제품은 색 마감칠 없이 검은 우레탄 3mm를 바르고, 그 위에 바닥은 보호 몰탈 24mm 이상이나 발포 보호재 10mm 이상을 덮으라고 되어 있습니다. 옥상에 우레탄 색이 안 보인다고 방수가 없는 게 아닌 셈입니다. 옥상 방수가 전부 우레탄인 것도 아닙니다. 두꺼운 아스팔트 시트를 토치로 녹여 붙이는 시트방수도 있고, 두 가지를 섞어 쓰는 현장도 있습니다. 공고에 "방수"라고만 적혀 있으면 어떤 방식인지 먼저 물어보는 게 좋습니다.
방수 일을 처음 가면 롤러보다 그라인더와 빗자루를 먼저 잡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레탄은 바닥 상태가 나쁘면 그대로 들뜨기 때문입니다. 같은 시방서가 요구하는 바닥 조건은 이렇습니다. - 콘크리트 표면의 레이턴스(겉에 뜬 약한 막), 먼지, 기름기를 완전히 없앨 것 - 콘크리트는 20℃ 기준 28일 이상 양생된 것 - 바닥 함수율 6% 이하, 즉 충분히 마른 상태 - 틈과 홈은 퍼티나 실란트로 먼저 메울 것 - 벽과 바닥이 만나는 직각 모서리는 V자로 홈을 따서 실란트로 채울 것 가장 흔한 실패는 물기입니다. 콘크리트 속에 수분이 남아 있으면 우레탄과 반응해서 기포(꽈리)가 올라옵니다. 그래서 콘크리트 속 수분을 빼 주는 에어벤트(바닥에 세우는 작은 환기 꼭지)를 달라고 적혀 있습니다. 옥상에 버섯처럼 툭 튀어나온 꼭지가 바로 그겁니다. 함수율 기준은 자료마다 조금 다릅니다. 표준시방서는 8% 이하로, 이 제품 시방서는 6% 이하로 적고 있어서 실제로는 그 현장 설계도서와 쓰는 제품 기준을 따릅니다.
방수 공고에 "날씨 따라 일정 변동"이라는 말이 자주 붙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시방서에 작업하면 안 되는 날이 정해져 있습니다. - 비 오는 날 - 습도 85% 이상 - 기온 5℃ 이하: 막이 고르게 안 생기고 마르면서 갈라지기 쉬움 - 기온 40℃ 이상 여름 폭염 때(대기 28℃, 바닥 표면 40℃ 이상)는 바깥 작업을 피하고, 꼭 해야 하면 오후 4시 이후 바닥이 식은 다음에 하라고도 적혀 있습니다. 반대로 늦가을부터는 아침 기온이 5℃ 근처까지 떨어지는 날이 늘어서, 해가 올라와 바닥이 데워진 뒤에 시작하는 일이 생깁니다. 겹과 겹 사이에도 기다리는 시간이 있습니다(20℃ 기준). - 하도 뒤 6시간 이상, 1.5일 이내에 중도 첫 긁기 - 첫 긁기 뒤 24~48시간 안에 중도 본칠 - 중도 뒤 24~48시간 안에 상도 - 다 칠하고 최소 7일은 지나야 제 성능 이 시간을 넘기거나 중간에 비를 맞으면 다음 겹이 잘 안 붙어서 밑칠을 묽게 한 번 더 바르고 이어 가야 합니다. 비 예보 하나에 하루 이틀 일정이 밀리는 이유가 이겁니다.
우레탄 방수재는 주제와 경화제 두 통을 섞어 굳히는 2액형입니다. 이 섞는 비율이 생각보다 까다롭습니다. 같은 회사 제품끼리도 무게 비율이 다릅니다. 노출형 중도는 주제와 경화제를 1:2.5, 비노출형은 1:3으로 섞으라고 되어 있습니다. 시방서는 짐작으로 반반 나눠 섞으면 덜 굳거나 부풀어 오른다고 경고합니다. 그래서 방수팀은 현장에 저울을 들고 다니고, 통에 적힌 비율대로 재서 전동 교반기로 충분히 돌립니다. 섞고 나서 쓸 수 있는 시간(가사시간)도 짧습니다. 두 제품 모두 중도는 20℃에서 30분입니다. 한 번에 너무 많이 섞어 두면 바닥에 펴기도 전에 통 안에서 굳기 시작합니다. 의외로 자주 나오는 실수도 하나 적혀 있습니다. 통 벽에 남은 걸 쓰려고 통을 바닥에 엎어 두는 경우인데, 벽에 붙은 건 제대로 안 섞인 부분이라 그 자리만 경화 불량이 나기 쉽습니다. 남은 건 다음에 섞는 통에 넣어 쓰라고 합니다. 바르는 순서도 정해져 있습니다. 비노출형 시방서는 파라펫(옥상 둘레 낮은 벽), 모서리, 바닥 순으로 바르고, 이어 바르는 곳은 100mm 이상 겹치게, 모서리는 바닥에서 벽으로, 벽에서 바닥으로 각각 100mm씩 더 올려 바르라고 적고 있습니다. 누수가 제일 잘 나는 곳이 이음매와 모서리라서 그렇습니다.
우레탄 방수는 바깥 옥상에서 하니 괜찮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시방서도 증기를 마시거나 피부에 닿으면 두통, 피부염이 생길 수 있다며 마스크, 보호장갑, 보안경을 쓰고 작업하라고 적고 있습니다. 주제와 경화제를 섞을 때 반응하지 않은 이소시아네이트가 호흡기와 피부로 들어올 수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2018년 울산대 석사논문은 방수 현장을 측정해 보니 작업 도구의 72.5%에서 이 물질이 남아 있었다고 보고했습니다. 장갑을 벗은 손으로 롤러나 헤라를 만지지 말고, 쓴 장갑은 그대로 주머니에 넣지 않는 게 좋습니다. 희석제나 세척용 시너는 제품에 따라 인화성 액체로 분류됩니다. 근처에서 용접이나 그라인더 불티가 튀는 작업이 같이 돌고 있다면 반장에게 먼저 말해야 합니다. 바람이 안 통하는 지하 피트, 물탱크 안쪽 방수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이런 곳은 밀폐공간 작업 기준을 따라 들어가기 전에 환기와 공기 측정부터 합니다. 밀폐공간 작업 전에 받아야 하는 교육은 아래 관련 글에서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지원 전에 확인할 것 - 공고의 방수가 우레탄 도막방수인지 시트방수인지 물어보기 - 비·저온 날은 작업이 없을 수 있어 일정 변동 조건 확인하기 - 옥상인지 지하 피트·물탱크 안쪽인지 작업 장소 확인하기 현장에서 기억할 것 - 바닥의 먼지·기름기·물기부터 없애야 기포가 안 생김 - 주제와 경화제는 저울로 무게를 재서 섞기 - 섞은 뒤 쓸 수 있는 시간이 짧으니 한 번에 많이 섞지 않기 - 통을 바닥에 엎어 두고 남은 걸 쓰지 않기 - 이어 바르는 곳은 100mm 이상 겹치고 모서리는 벽까지 올려 바르기 헷갈리기 쉬운 것 - 눈에 보이는 초록색은 얇은 마감칠이고, 물은 그 아래 고무층이 막음 - 작업할 때 마스크·보호장갑·보안경 쓰기, 맨손으로 도구 만지지 않기
관련 글
페이지를 불러오는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