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0여 일 동안 건설사 500곳 넘게 폐업 신고를 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하루 평균 13곳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 넘게 늘어난 수치다.
7월 1일부터 8월 11일까지 폐업 신고한 건설사는 539곳이다. 작년 같은 기간(378곳)보다 42.6% 증가했다. 종합건설사 122곳, 전문건설사 417곳이 이 안에 포함돼 있다. 상반기(1~6월)에도 이미 2,092곳이 문을 닫았는데, 하반기 들어 40일 만에 그 4분의 1 규모가 또 사라진 셈이다. 이 속도가 이어지면 연간 폐업 건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공사비는 계속 오르는데 물량은 없다. 건설공사비지수가 2020년 100에서 올해 5월 137.7까지 뛰었다. 6년 새 37.7% 오른 셈이다. 여기에 기준금리가 7월 2.50%에서 2.75%로 오르며 이자 부담까지 커졌다. 영업이익률은 2021년 4.5%에서 지난해 3.4%로 떨어졌고, 번 돈으로 이자도 못 갚는(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 비중은 4.5%에서 11.3%로 2.8배 늘었다. 원자재값과 인건비는 오르는데 발주처가 부르는 단가는 그대로거나 오히려 깎이는 구조라, 버틸 여력이 없는 중소 건설사부터 하나둘 손을 드는 모양새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7464가구, 이 중 72.2%가 지방에 몰려 있다. 특히 다 짓고도 안 팔린 준공 후 미분양은 2만9786가구인데 84.2%가 지방 물량이다. 강릉의 한 단지는 302가구를 모집했는데 신청자가 단 1명, 울산의 한 단지도 72가구에 2명만 신청했다는 사례까지 나왔다. 분양이 안 되니 시행사·시공사로 돈이 안 돌고, 돈이 안 도니 다음 현장 발주가 늦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다.
문제는 종합건설사 한 곳이 무너지면 그 밑에 딸린 전문건설사 4~5곳, 많으면 수십 곳이 같이 셧다운된다는 점이다. 연쇄 도산이 현장 노동자들에게 곧바로 번진다는 얘기다. 공사가 갑자기 중단되면 일당은 물론 이미 일한 만큼의 기성금도 못 받고 붕 뜨는 사례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특히 전문건설사 소속 일용직·팀 단위 근로자들은 원청 부도 소식을 뒤늦게 듣는 경우가 많아 체불로 이어지기 쉽다는 게 현장의 공통된 우려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실장은 하도급 생태계를 건전하게 바꾸고 공사비를 현실화하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다만 미분양이 쌓인 지방 물량이 단기간에 풀릴 가능성은 낮고, 기준금리도 당장 내려갈 기미가 없어서 하반기 폐업 속도가 꺾일지는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공공발주 확대나 하도급 대금 보호 장치가 더 촘촘해져야 이 흐름을 늦출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7월~8월 11일 건설사 539곳 폐업, 하루 평균 13곳꼴(전년 대비 42.6%↑) - 건설공사비지수 6년 새 37.7% 상승, 기준금리 2.75%까지 인상 - 전국 미분양 6만7464가구, 준공 후 미분양 84.2%가 지방 집중 - 종합건설사 1곳 폐업 시 전문건설사 4~5곳 연쇄 셧다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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