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하루 임금 오른 폭, 10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올해는 좀 오르겠지" 하고 기다린 현장 사람들에게는 김빠지는 소식이다. 대한건설협회가 발표한 2026년 하반기 건설업 임금실태조사에서 일평균 임금이 28만2,737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40% 오른 수치인데, 이게 최근 10년 통계를 통틀어 가장 낮은 상승 폭이다.

상승률, 4년째 미끄러졌다

숫자만 늘어놓으면 이렇다. 2023년 하반기 6.71%였던 상승률이 2024년 3.30%, 2025년 1.66%, 그리고 올해 1.40%까지 내려앉았다. 3년 연속 상승 폭이 절반 가까이씩 줄어든 셈이다. 직전 반기(2026년 상반기) 대비로 봐도 0.98% 오르는 데 그쳤다. 물가 오르는 속도를 감안하면 사실상 제자리걸음, 체감상으로는 뒷걸음질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왜 하필 지금 멈췄나

현장 인력은 줄고 있는데 임금은 왜 안 오를까. 답은 "일감이 더 빨리 줄었다"는 데 있다. 건설수주액은 전년 동월 대비 21.7% 급감해 18조6,813억 원에 그쳤고, 2025년 건설기성액도 전년보다 15.7% 줄었다. 발주 자체가 쪼그라드니 일할 사람도 덜 필요해진 거다. 실제로 건설업 기능인력은 1년 새 4.1%, 약 5만6,000명이 현장을 떠났고 5월 기준 건설업 취업자는 192만 명으로 전년보다 2.2% 줄었다. 사람은 줄어드는데 일당은 안 오르는 역설이 이렇게 만들어진다 — 인력난과 수요절벽이 동시에 오면, 부르는 값도 오를 이유가 없어지는 셈이다.

기술직이라고 사정이 다르진 않다

직종별로 뜯어봐도 비슷하다. 일반공사 직종 일평균 임금은 27만614원으로 1.24% 오르는 데 그쳤고, 상승률이 가장 높다는 원자력 관련 직종도 2.64%(24만7,820원)에 머물렀다. 광전자 직종은 43만8,923원으로 절대 금액은 높지만 상승률은 1.0%로 오히려 더 낮았다. "돈 되는 직종"이라고 해서 상승세가 유독 가파른 건 아니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현장은 어떻게 되나

건설협회 쪽에서는 공공택지 등 대형 사업 추진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당장은 임금 부담이 줄어 사업주 입장에서 숨통이 트인 것처럼 보이지만, 물량이 회복되는 시점에 숙련 인력이 이미 다른 업종으로 빠져나간 뒤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땐 외주비·하도급 단가가 한꺼번에 튀어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지금의 임금 정체가 "쉬어가는 구간"이 아니라 "인력 이탈이 누적되는 구간"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일용직 입장에서 더 현실적인 문제는 따로 있다. 일당 자체가 안 오르는 것도 걱정이지만, 그보다 일감이 꾸준히 있느냐가 먼저다. 수주가 줄면 단가 협상력도 같이 떨어지는 구조라, 당장은 "일당은 그대로인데 일할 현장 자체가 줄었다"는 체감이 더 클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핵심 요약

- 2026년 하반기 건설업 일평균 임금 28만2,737원, 전년비 1.40% 상승(10년 내 최저) - 상승률 4년 연속 둔화: 6.71%→3.30%→1.66%→1.40% - 건설수주 -21.7%, 건설기성액 -15.7%, 기능인력 -4.1%(약 5만6,000명 이탈) - 직종 불문 상승 폭 축소, 물량 회복 시 숙련인력 부족·단가 급등 우려

관련 글

현장 소식
건설 현장 취업자 4년 새 26만 명 사라졌다, 제일 먼저 흔들리는 건 일용직
현장 소식
국토부, 건설근로자 적정임금제 다시 추진한다
현장 소식
추석 앞두고 건설현장 임금체불 전수조사 8천 곳

페이지를 불러오는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