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하청업체 노동조합과 직접 교섭해야 하는 대형 건설사가 계속 늘고 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최근 삼성물산, GS건설, 한화 건설부문에 대해 잇따라 원청으로서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면서다. 포스코이앤씨, SK에코플랜트, 현대엔지니어링, 현대건설, 롯데건설에 이어 대형 건설사 8곳이 사실상 하청 노동자에 대한 교섭 의무를 지게 된 셈이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은 올해 3월 말 시행됐다. 핵심은 하청 노동자를 실질적으로 지휘·통제하는 원청도 교섭 상대로 세울 수 있다는 조항이다. 예전엔 하청업체가 교섭에 응하지 않거나 부도가 나면 노동자들이 하소연할 곳이 마땅치 않았는데, 이제는 현장을 직접 관리하는 원청에도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됐다. 건설업은 특히 원청-하청-재하청으로 이어지는 다단계 구조가 흔해서, 실제로 현장을 통제하는 주체와 계약상 사용자가 다른 경우가 많았던 업종이다.
전국건설노동조합이 대형 건설사를 상대로 교섭단위 분리 신청과 사용자성 확인 신청을 잇따라 냈고, 노동위원회가 이를 받아들이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서울지노위는 삼성물산·GS건설·한화에 대해 사용자성은 인정하면서도, 건축·토목 부문을 별도 교섭단위로 쪼개달라는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교섭 대상은 넓어졌지만 교섭 범위는 여전히 제한적인 셈이다.
대형사에서 시작된 흐름은 지방 중소·중견 건설사로도 옮겨붙고 있다. 라온건설, 신세계건설, 양우건설, 금성백조주택 등 시공능력평가 50~250위권 업체들까지 사용자성 심판대에 올랐다. 올해 상반기 법정관리를 신청한 9개 업체 중 6곳이 충주·김해·경산 등 지방 중견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노동 이슈까지 겹친 이들 업체의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올해 8월까지 문을 닫은 일반 건설사는 437곳, 부실 위험 업체로 분류된 곳은 1,067곳에 달한다. 중대재해처벌법, 주 4.5일제 논의까지 겹쳐 업계에서는 "삼중고"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런 와중에 노동 교섭 부담이라는 변수가 하나 더 얹힌 셈이라, 체력이 약한 건설사일수록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하청 노동자 입장에서는 원청과 직접 교섭할 길이 열렸다는 게 가장 큰 변화다. 임금·안전조치·노동조건을 두고 하청업체만 상대해야 했던 구조에서, 실제로 현장을 지휘하는 원청에도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됐다. 다만 원청들이 인건비·관리 부담 증가를 이유로 하도급 단가를 낮추거나 물량을 줄이는 식으로 대응할 가능성도 함께 거론된다.
달라진 구조 - 하청노조가 원청과도 직접 교섭 가능 - 임금·안전·노동조건을 원청에도 청구 가능
실제 변화 - 10대 건설사 8곳이 교섭 대상에 올라 - 중소·중견사로도 확산 중 - 교섭 범위는 여전히 제한적
근로자 입장에서 - 원청에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됨 - 하청업체만 상대할 필요 없음 - 단가 인하나 물량 감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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