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로 다치는 산재는 줄었는데, 병으로 산재 인정을 받는 근로자는 반대로 크게 늘었다. 특히 건설업에서 이 증가세가 가장 가팔라서, 반년 새 질병 산재가 60% 넘게 뛰었다. 고용노동부가 9일 발표한 상반기 산업재해 통계에서 드러난 내용이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올해 2분기 누적(상반기) 산업재해 현황을 보면 상반기 전체 산재 피해자는 7만5,87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 늘었다. 반면 산재 사망자는 1,049명으로 오히려 6.3% 줄었다. 다치거나 죽는 사고는 줄어드는데 전체 피해자 수는 늘어나는, 이 대조적인 흐름의 원인은 따로 있었다.
업무 중 사고로 다친 재해자는 2.0%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질병재해자는 2만419명으로 전년 대비 37.8% 폭증했다. 올해 늘어난 산재 피해자 열 명 중 여덟 명 이상이 사고가 아니라 질병 때문이었던 셈이다.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의 증가세가 단연 두드러졌다. 건설업 질병재해자는 전년 동기 대비 60.0% 급증한 9,598명을 기록하며 전체 질병재해의 47.0%를 차지했다. 제조업(5,553명, +25.2%)과 서비스·음식숙박업 등이 포함된 기타 사업(+36.2%)도 늘었지만 건설업 증가폭에는 못 미쳤다.
건설업 질병재해자 혼자서 전체 질병재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셈이라, 이번 통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업종으로 꼽힌다.

질병 유형별로 보면 무거운 물건을 반복해서 들거나 장시간 허리를 쓰는 근골격계질환이 1만4,477명으로 전체 질병재해의 70.9%를 차지했다. 근골격계질환 인정 건수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57.4% 급증했다.
다치지 않아도, 몸을 반복적으로 무리하게 쓰다 생긴 허리·어깨·무릎 통증도 산재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사고처럼 눈에 보이는 부상이 아니라서 그동안은 그냥 참고 넘기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엔 실제로 인정받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안전보건 관리 여력이 부족한 소규모 사업장에 피해가 집중됐다. 5인 미만 사업장의 질병재해자가 49.8%, 5~49인 규모 사업장이 42.4% 늘면서, 전체 질병재해의 60.1%를 영세 사업장이 차지했다.
규모가 작은 현장일수록 안전 관리 인력이나 예방 조치가 부족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큰 현장보다 작은 현장, 원청보다 하청 현장에서 몸이 더 쉽게 상한다는 얘기다.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640명으로 지난해보다 4.6% 소폭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186명으로 가장 많았고, 광업과 기타 사업, 건설업이 뒤를 이었다. 사고 사망자도 409명으로 1년 전보다 8.9% 줄었다.
목숨을 잃는 중대재해는 조금씩 줄어드는 흐름이지만, 몸이 상해서 병원을 오가는 근로자는 오히려 늘고 있다는 게 이번 통계의 핵심이다.
- 상반기 전체 산재 피해자 7만5,872명(+9.6%), 사망자는 1,049명(-6.3%)으로 대조 - 질병재해자 2만419명으로 37.8% 폭증, 그중 건설업이 9,598명(+60.0%)으로 최다 증가 - 질병 원인 70.9%가 근골격계질환(무거운 물건 반복해서 들기 등), 전년比 57.4%↑ - 5인 미만·5~49인 영세 사업장이 전체 질병재해의 60.1%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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