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현장 568곳을 전부 들여다봤더니 138곳이 법으로 정해진 공사비 검증을 받지 않은 채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국토교통부는 이 가운데 16곳을 골라 이달 19일부터 특별현장점검에 들어간다고 14일 밝혔다. 공사비를 두고 조합과 시공사가 싸우면 그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의 일감부터 흔들린다.
국토부와 지방정부는 8월 27일부터 9월 22일까지 시공사가 정해진 전국 정비사업장 568곳을 전수조사했다. 그 결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른 공사비 검증을 받아야 하는데 받지 않은 곳이 138곳으로 나왔다. 대략 네 곳 중 한 곳이다.
점검 대상 16곳은 지방정부가 신청한 곳과 전수조사 결과를 함께 따져 골랐다. 어느 지역 어느 단지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공사비 검증은 2019년에 생긴 제도로, 시공사가 공사비를 올려 달라고 할 때 한국부동산원 같은 전문기관이 물량과 단가가 맞는지 따져 보는 절차다. 조합원 5분의 1 이상이 요청하거나, 시공사 계약 뒤 공사비가 일정 비율 넘게 오르면 받아야 한다.
사업시행인가 전에 시공사를 정했으면 10% 이상, 인가 뒤에 정했으면 5% 이상 오를 때, 검증을 받은 뒤 다시 3% 이상 오를 때 검증 대상이 된다.
공사비 자체도 계속 오르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같은 날 낸 자료를 보면 8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8.74로 1년 전보다 6.0% 올라 다시 최고치를 썼다. 같은 달 소비자물가 상승률 3.1%의 두 배 가까운 속도다. 증액 요구가 잦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1차는 10월 19일부터 30일까지, 2차는 11월 9일부터 20일까지다. 한국부동산원이 공사비 산출 내역과 증액 사유가 맞는지 따지고, 지방정부는 법령과 조합 규약 위반을, 외부 전문가는 조합 운영과 예산 집행, 계약 절차를 본다.
법 위반이 나오면 바로 시정명령과 행정지도가 내려진다. 횡령·배임·사기 같은 범죄 혐의가 보이면 수사기관에 의뢰한다. 점검에서 빠진 나머지 미검증 사업장도 검증을 받도록 행정지도를 한다.
국토부도 이번 점검 배경으로 조합과 시공사 사이 공사비 분쟁 때문에 사업이 늦어지는 사례를 들었다. 현장 입장에서 이 말은 가볍지 않다. 2022년 서울 둔촌주공 재건축은 공사비 갈등으로 공정 절반쯤에서 공사가 약 6개월 멈췄고, 그동안 그 현장 일감도 같이 끊겼다.
공사비 검증은 다툼을 숫자로 정리해 주는 장치라, 제대로 받은 현장일수록 공사가 갑자기 서는 일이 줄어든다. 반대로 검증 없이 증액이 오간 현장은 나중에 조합원 반발로 문제가 커질 수 있다.
재건축·재개발은 철거부터 골조, 마감까지 공정이 길어 한 현장에서 오래 일하기 좋은 일감이다. 다만 공사비 다툼 소식이 이어지는 단지라면 공정이 언제든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을 알고 들어가는 게 낫다. 일당과 공수는 지금처럼 매일 기록해 두고, 공사가 멈추는 낌새가 보이면 받을 돈부터 먼저 정리해야 한다.
나한테 달라지는 것 - 공사비 검증 안 받은 정비사업장 138곳, 그중 16곳 특별점검 - 점검에서 빠진 미검증 사업장도 검증을 받으라는 행정지도 대상
확인해 둘 것 - 들어갈 재건축 단지에 공사비 분쟁 소식이 있는지 - 공사가 멈추는 낌새가 보이면 받을 일당부터 정리 - 일당과 공수는 매일 기록으로 남기기
기억할 날짜·숫자 - 1차 점검 10월 19일~30일, 2차 11월 9일~20일 - 검증 기준: 인가 전 선정 10%, 인가 후 선정 5%, 검증 뒤 3% 증액 - 8월 건설공사비지수 138.74, 1년 전보다 6.0%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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